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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춘만, 이영준, <선박미학> Jo Choonman, Lee Youngjune, The Aesthetics of Shipbuilding. 2026

초판 펴낸 날. 2026년 2월 28일

사진. 조춘만 

글. 이영준, 조춘만

편집. 전가경

책 디자인. 정재완

번역. 전현배   

인쇄 & 제본. 케이비팩토리 

펴낸 곳. 사월의눈

발행부수. 500부

면수. 176쪽

크기. 228(w) x 300(h) x 13(d)mm

제본. 사철  

ISBN 979-11-89478-30-8 SET

KRW 72,000

책 소개 
 

조선소의 풍경을 미학으로 읽다 - 『선박미학』 출간

10여 년에 걸쳐 국내 조선소 현장을 기록해 온 사진가 조춘만의 작업이 『선박미학』으로 집대성되었다. 기계비평가 이영준의 비평과 해설이 더해진 이 책은 선박이 만들어지고 항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조형적·인문학적 시선으로 탐구하는 사진책이자 비평서이다. 2013년부터 촬영해 온 조선소 풍경 69점과 이영준의 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사진 연작 「철의 서사시」를 함께 수록한 『선박미학』은 한국 선박 산업을 단순한 생산의 영역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장으로 제시한다.

조춘만은 산업 경관이 사진의 주요한 소재로 주목받기 이전부터 조선소와 중화학공장, 항만 등을 꾸준히 촬영해 온 작가다. 그간 산발적으로 발표되었던 국내 조선소 현장 사진 69점이 『선박미학』으로 수렴되면서, 선박이라는 산업적 대상이 지닌 형태와 구조, 그리고 그 문화적 의미가 한 편의 시각적 서사로 정리되었다. 그의 사진은 산업 현장을 단순한 기록의 대상으로 다루기보다, 그 안에서 형성되는 질서와 리듬, 물질적 분위기에 주목한다. 거대한 선체의 유선형 곡면과 갑판 위 설비의 복잡한 배치, 선체 제작 과정에서 드러나는 규모감과 긴장감은 사진 속에서 장대한 조형적 스펙터클로 변모한다.

이영준의 글은 이러한 사진을 산업 문화에 대한 동시대적 시선이다. 생산의 공간이 어떻게 인간의 감각과 인식의 틀을 형성하는지 짚어내며, 산업이 기능과 생산의 영역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환경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선박미학』은 산업 기술의 아름다움과 기록의 의미를 동시에 환기시키며, 조선소라는 특수한 공간을 통해 오늘날 한국 산업 문화의 한 단면을 생각하도록 만드는 책이다. 사진집이자 비평서이며 동시에 한 시대의 시각적 아카이브라 할 수 있다.

책은 총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책에는 이영준의 비평문과 조춘만의 사진이 수록되며, 별책 『선박미학 해설서』는 각 사진에 대한 해설과 인덱스를 제공한다. 이 해설서는 조선소와 선박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독자도 조선 산업의 구조와 맥락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이자, 사진 속 초현실적인 장면 이면에 자리한 극한 노동의 세계를 환기하는 읽기 장치로 기능한다. 본책의 사진을 펼쳐 놓고, 해당 사진에 대한 해설이 수록된 별책의 페이지를 함께 펼쳐보기를 권한다.

차례

  •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글 이영준 

1. 산업 문화로서의 사진

2. 조형물로서의 배

3. 배가 포토제닉한 대상인 이유

4. 조춘만에게 중공업의 현장이 매력적인 이유

5. 조춘만 사진의 스타일 

  • 철의 서사시: 선박의 생성과 항해, 사진 조춘만

  • 에필로그, 글 조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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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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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왜 산업이 살아 있을 때는 문화가 되지 못하고 죽어야만 문화가 되는 걸까? 산업과 문화는 완전히 별개여서 일단 산업이 사라지고 잔해가 남아야 비로소 문화가 될 수 있는 것인가? 이 경우, 산업과 문화를 별개로 보고, 산업 자체는 별 의미가 없는 것인데 거기에 문화라는 외피를 씌워야 뭔가 의미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산업 자체는 문화가 아닌가? 전국의 박물관에 있는 유물들은 그것들이 존재하고 기능을 할 때는 산업이 아니었을까?

  • 이영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중 

 

34~35쪽 

한국의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를 많이 수주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 무렵이다. 이때부터 거제와 울산의 조선소에는 거대하고 복잡한 해양플랜트가 들어차게 되고 그런 풍경은 조춘만의 사진 속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동시에 조춘만의 사진에 대한 시각도 커지면서 복잡해지는 해양플랜트 설비를 담아내는 방식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 차게 된다.

  • 이영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중 

 

38~39쪽 

사실 조선 산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이라 큰 배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노동 덕분인데, 결과물로 내 앞에 버티고 서 있는 저 배는 그저 한 덩어리의 강철로 보일 뿐이다. 400 미터라면 광화문에 있는 이순신 장군상에서 시청 뒤에 있는 서울프레스센터까지의 거리인데 그 만한 거리의 배가 하나의 물체로 존재하며 바다에서 움직인다는 사실 자체가 초현실적이다. 거기에 20 피트 길이 기준으로 24,000개의 컨테이너를 싣는다고 하니 그 부피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그런 배의 재화중량은 20만 톤인데 이것도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 무게다. 70 킬로그램의 체중을 가진 사람 280만 명에 해당하는 무게다. 도대체 어쩌다 인간은 이런 괴물 같은 것을 만들게 됐을까? 그것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엄청난 양의 연료와 물자들의 소비, 거기서 나오는 오염물질 등은 어떻게 합리화되는 것일까? 의문은 끝이 없다. 그게 대형 선박의 존재감이 가진 효과다. 보는 이를 한 없이 궁금하게 하고 신비감과 경외감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 이영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중 

 

40쪽 

조춘만 사진의 장르를 찾는다면 건축 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배는 건축물이며(영어로 배를 짓는다, 즉 ‘ship build’라고 하는 이유도 배가 거대한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움직인다는 점이 땅 위의 건축물과 다를 뿐이다), 조춘만 자신도 건축물을 대하듯 배를 찍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 사진의 기본은 건물의 수직선을 바로 맞추는 것인데, 조춘만은 이에 대해 철저하다. 수직선을 맞추는 것은 구조물에 기본적인 질서를 부여하는 일이다.

  • 이영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중 

 

41~42쪽

조선소에서 볼 수 있는 생명력은 다른 종류다. 그것은 배를 만드는 거대한 시스템이 갖는, 기계적 생산의 생명력이다. 조춘만 자신이 조선소에서 일했기 때문에 그 생명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그는 바로 그런 기계적 생명력에 이끌려 사진을 찍고 있다. 조춘만 사진의 또 다른 특징은 망원렌즈를 쓰기 때문에 원근감이 압축돼 있다는 점이다. 건조 중인 배들과 블록들이 가득 채우고 있어서 가뜩이나 사물들의 밀도가 높은데, 원근감이 압축되어 보이니 사진의 밀도도 대단히 높아 보인다. 높은 크레인을 표현하려다 보니 할 수 없이 하늘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조춘만의 사진에는 여백이 거의 없다. 그래서 조춘만의 사진은 원근감도 없고 비슷한 모듈들이 반복되어 나타나서 큐비즘 회화를 닮았다. 

  • 이영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중 

 

44쪽

조선소는 열린 구조를 하고 있다. 야드에는 손님은 없고 오로지 작업자들만 있으며, 그들은 배의 구조에 개입하여 열심히 요소들을 바꾼다. 용접해서 바꾸고 도장해서 바꾸고 족장을 놓아서 바꾼다. 그래서 조선소는 매우 흥미롭게 열려 있는 구조의 공간이지만 목격자가 없다. 그 목격자를 자처한 것이 조춘만이다. 

  • 이영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중 

 

52쪽

결국 조춘만의 사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산업의 심미성이다. 예술가가 심미성을 좇는다고 하면 욕 먹기 딱 좋다. 지금 세상은 온통 전쟁과 재난으로 시끄럽고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첨예한 이념 갈등에 다들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많은 예술가들이 차별, 혐오, 갈등 같은 사회적 주제를 다루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혼자서 심미성을 좇는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거나 무책임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의 맨 앞에 쓴 산업 문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진 대한민국의 조선 산업에는 문화가 없다. 오로지 돈 벌어주는 수단일 뿐이다. 산업이 문화가 되려면 산업을 이해하고 즐기며 산업의 역사와 일상 속의 의미에 대해 책을 쓰고 그림과 사진이 작품으로 나와야 한다.

  • 이영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중 

 

53쪽

산업 문화란 산업이 가지는 의미를 표현해내고 그 결과물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여 의미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할 때, 조춘만의 사진은 산업 문화의 일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아직은 산업의 모습을 의미 있는 것으로 기록하는 사람은 조춘만 혼자 뿐이기 때문에 문화가 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 문화란 혼자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집단의 기억과 의미부여, 표현의 공유를 통한 의미 확장이 일어나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조춘만이 산업사진을 시작할 때만 해도 그의 사진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제 조춘만은 산업 사진으로 일가를 이루었으니 그의 사진 주변에 산업 문화가 꽃 필 날이 있을 것이다.

  • 이영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중 

 

54쪽

조춘만 사진의 위상은 두 가지 다른 방향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작품 사진 혹은 예술 사진 안에서의 위상이다. 중공업 현장을 사람을 거의 넣지 않고 오로지 기계설비에만 집중해서 찍은 사례는 한국의 다른 작가에게서 찾아볼 수 없다. 조춘만이 사람을 싫어해서 일부러 사진에 사람을 안 넣는 것은 아니다. 우선 그가 찍는 현장은 스케일이 너무 커서 설사 사람이 있어도 눈에 띄지 않는다.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두 번째 이유는 그의 관심사가 산업 시설의 조형미, 물질성, 스케일감, 복잡성, 인공광과 이런 것에서 오는 초현실성에 집중해 있기 때문이다.

  • 이영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중 

 

55쪽

조춘만 사진의 두 번째 위상은 ‘배를 찍은 사진’이라는 범주다. 피사체의 종류를 가지고 사진가의 작업을 논하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조춘만의 경우, 배를 짓는 현장을 찍기 위해 각고의 노력과 그만의 독특한 감각이 발휘돼 있는 만큼 배에 특화된 사진을 찍는다.

  • 이영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중 

 

61~62쪽

그의 사진을 특징짓는 또 다른 중요한 특성은 시간성이다. 2000년대 초반 그가 산업 사진을 시작할 때만 해도 그는 낮에만 사진을 찍었다. 그것도 대체로 햇빛이 쨍쨍한 날에 찍었다. 그러다 보니 빛에 대한 해석이 거의 없는, 피사체의 특성에만 집중한 사진이 많았다. 사진은 결국은 빛으로 만드는 예술일 텐데, 뭔가 빛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필자는 조춘만에게 밤의 중공업 현장을 찍어보라고 권했다. 밤에 조명받은 배와 항구는 낮에는 볼 수 없는 초현실성을 띠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낮에는 없는 다양한 인공조명의 빛들이 밤에는 살아나면서 새로운 공간을 열어준다. 마치 밤에만 살아 돌아다니는 유령처럼 조선소의 공간은 밤에 새로 태어난다. 조춘만은 필자의 제안에 바로 반응했고, 밤에 찍은 중공업의 현장에는 낮에 숨을 죽이고 있던 산업의 생명력이 새로운 빛을 받아서 꿈틀대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조춘만은 밤의 산업현장을 찍어 오고 있다.

  • 이영준, “기계적 생성의 풍경: 조춘만의 중공업 사진” 중 

 

사진가로서 나는 이 여정을 단순한 기록이 아닌 예술적 승화로 바라본다. 철이 빚어낸 아름다움, 그 속에 스며든 노동과 땀을 담아 산업 역사의 숨결을 보존하고자 한다. 보이지 않는 노동의 흔적을 기록해 미래 세대에 전하고,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 차가운 철과 인간의 뜨거운 열정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미학은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성찰하게 한다. 기술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나 땀과 노력이 깃들어 있다. 거친 바다를 헤쳐 나가는 선박처럼, 우리 인생 또한 수많은 어려움을 뚫고 나아가는 항해다. 나는 철과 인간이 함께 빚어낸 이 영원한 울림을 세상에 전하고자 한다.

  • 조춘만, ‘에필로그’ 중

 

작가 소개

조춘만  

사진가. 1956년 경북 달성군 출생. 1970~80년대 한국 산업현장에서 용접사로 일했으며, 2003년도에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과를 졸업했다. 2012년에서 2014년도까지 울산대학교 평생교육원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사진책 『Townscape』, 『조춘만의 중공업』, 『Industry Korea』,『Völklingen: 산업의 자연사』를 출간했다. 한국의 중공업 현장을 담아낸 ‘Industry Korea’ 연작으로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그외  《INDUSTRY BUSAN》(고은사진미술관, 2019), 《피안》(chapter ii & 바톤갤러리, 2021), 《기계해체: 기계해부학의 미학적 탐구》(울산문화예술회관, 2024), 《철의 서사시: 생성과 항해》(울산문화예술회관, 2025), 《생성 해체 환원의 미학》(태화복합문화공간 만디, 2025) 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단체전으로는 《문명, 우리가 사는 방법》(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2018),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광복 70주년 기념전》(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5), 《우주 생활》(일민미술관, 2014) 등에 참여했다. 2013년 프랑스 오시모시스 극단의 초청으로 〈철의 대성당〉 퍼포먼스에 참여하기도 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및 국립현대미술관 등 다수의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었다.

 

이영준  

기계비평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융합교양학부 교수. 기계의 메커니즘과 존재감이 가지는 독특한 아름다움에 끌려 기계를 비평하겠다고 나섰지만, 사실은 이 세상 모든 이미지에 관심이 많다. 그 결과물로 『기계비평: 한 인문학자의 기계문명 산책』, 『페가서스 10000마일』, 『조춘만의 중공업』(공저), 『우주 감각: NASA 57년의 이미지들』, 『시민을 위한 테크놀로지 가이드』(공저), 『한국 테크노컬처 연대기』(공저), 『Vlklingen: 산업의 자연사』 같은 저서를 썼다. 또한 대우조선에 대한 전시인 《기업보고서: 대우 1967–1999》(공동 기획), 발전소의 구조와 메커니즘에 대한 전시인 《전기우주》, 조선 산업에 대한 전시인 《첫 번째 파도》(공동 기획), 《두 번째 파도》(공동 기획) 등 기계와 산업에 대한 전시를 만들었다.

사월의눈 Aprilsnow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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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rilsnow Press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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