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춘만, 이영준, <Völklingen: 산업의 자연사 Völklingen: Natural History of Industr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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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조선소, 중화학공장, 항만 등 거대한 기계가 움직이는 중공업의 현장을 사진 찍어온 조춘만이 최근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독일 푈클링엔 제철소를 5년 동안 스무번 방문하여 집중적으로 찍었다. 그간 사진 찍어온 국내의 중공업 현장도 대부분 강철이 지배하는 풍경이라는 점에서 푈클링엔 제철소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최근의 작업은 초점이 살짝 다르다. 조춘만이 그간 찍은 중공업의 현장은 막강한 기계의 생명력이 넘치는 곳이었다면, 푈클링엔 제철소는 이제는 작동이 멈춰 더 이상 기계의 생명력이 없는 곳이다. 기계의 생명력을 대신해 들어선 것은 마구 자란 나무와 풀이 이루는 자연의 생명력이다. 조춘만은 이런 모습을 사진 찍으며 중공업과 기계의 세계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다. 이는 그간 중공업의 현장을 찍으면서 나무와 풀 같은 자연의 모습을 적극 배제해온 조춘만으로서는 흥미로운 철학적 변화이다. 이 책은 그런 생각을 사진과 글로 펼쳐내어, 중공업과 자연과 사진과 비평의 만남이라는 4자 관계를 탐색한다. (이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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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이렇듯 113장의 사진과 세 편의 글로 이루어진 이 책은 이제까지 한국에서 나온 것으로는 제철산업에 대해 가장 자세히 다루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 덕분에, 적어도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왜 마징카 제트의 팔을 무쇠로 만들 수 없는지 알게 된다. (이영준, “머리말” 중)

모든 구조물이 훤히 드러나 있는 푈클링엔 제철소는 차라리 인간적이기까지 하다. 감추지 않고 다 보여주니 말이다. 조춘만이 푈클링엔에서 찾은 것은 그런 투시성의 아름다움, 그럼에도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얽혀 있는 카오스의 아름다움이다. (이영준, “자석처럼 제철소에 붙어 버린 시선 - 조춘만의 푈클링엔 제철소 사진” 중)

 

결국 조춘만은 푈클링엔 제철소를 산업문명의 역사의 한 단면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는 제철소 설비의 개별적인 디테일은 식별해내지 못했지만 더 높은 차원에서 그것을 문명의 한 단계로 식별해낸 것이다. 따라서 그의 제철소 사진은 숲 전체를 보듯이 하나의 총체로 봐야 한다. 그것은 하나의 사진이 하나의 스펙터클을 이루면서 완결성을 가졌던 울상의 산업현장 사진과는 다른 위상을 가진다. (이영준, “자석처럼 제철소에 붙어 버린 시선 - 조춘만의 푈클링엔 제철소 사진” 중)

 

1960년도부터 조성된 울산의 산업단지는 이제는 중년이 됐다. 1970년에 건설된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필두로 하면 울산의 산업단지는 장년이 됐다고 할 수도 있다. 오늘날 그 조선소에 일감이 없어서 도크가 비었다는 것은 그 장년이 노쇠의 징후를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산업의 증조할아버지에 해당하는 푈클링엔에서 산업의 노년에 대해 배워야 할 것이다. (이영준, “자석처럼 제철소에 붙어 버린 시선 - 조춘만의 푈클링엔 제철소 사진” 중)

 

거대한 공장이 한꺼번에 뚝딱 만들어지는 법은 없다. 하나의 세포가 분열하듯 철판 조각과 H빔이 하나둘씩 이어져 기계 구조를 만들고, 인체 심장 같은 모터와 펌프에 신경을 연상시키는 전선과 통신케이블이 연결되고, 혈관 같은 배관에 연료가 흐르면 기계는 생명을 가진다. 생명을 가진 기계는 생존하기 위해 숨을 쉬고 열을 발산한다. 육지에 고정되어 연료를 공급받으며 생존하기도 하고, 하늘과 바다를 유영하기도 한다. 살아 있는 기계가 참 좋다. 뜨거운 열과 거친 숨소리 토해내는 기계 모습이 정겹다.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포효하는 기계는 살아 있다. (조춘만, “푈클링엔을 만나다” 중)

 

한 세기가 넘도록 수많은 노동자들이 생업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던 공장을 돌아보니 가슴이 먹먹했다. 1873년 처음 철 생산을 시작해서 1986년 문을 닫았다. 그 32년의 세월은 제철소의 지형을 많이 변형시켰다. 제철소 원형 보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흐르는 세월 앞에 강철 구조물도 버틸 도리가 없는 것 같다. 미세한 틈에도 자연현상은 집요하게 침투한다. 수분이 그 틈에 스미고 나무는 그 틈으로 뿌리를 내린다. 수분을 머금은 나무로 인해 기계의 수명이 단축된다. 그 틈 속에서 바람에 날려온 소나무와 자작나무 씨앗들이 새싹을 틔운다. 푈클링엔 제철소 대지의 철구조물과 공장 대지에는 10m가 넘는 나무들이 빼곡히 자라나고 있다. 콘크리트 슬라브 옥상은 시멘트 강도가 약해지고, 비바람에 노출되어 모래와 흙이 쌓였다. 금이 간 옥상 콘크리트에는 어른 팔뚝보다 굵은 소나무와 자작나무가 여기저기 틈을 비집고 자란다. 114년간 최대 17,000명이 일했던 푈클링엔 제철소 기계구조물들이 자연환경 앞에 아무런 저항 없이 서서히 공장 흔적을 지워가고 있다. 낙숫물에 바위가 파이듯 수십 년 세월 속에서 강철로 만든 제철소가 서서히 삭아 내리는 모습에 가슴이 미어질 듯 아파왔다. (조춘만, “푈클링엔을 만나다” 중)

작가 소개

 

조춘만  

사진가. 1956년 경북 달성군 출생. 1970~80년대 한국 산업현장에서 용접사로 일했으며, 2003년도에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과를 졸업했다. 2012년에서 2014년도까지 울산대학교 평생교육원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사진책 《Townscape》(2001; 자가출판)와 《조춘만의 중공업》(워크룸프레스, 2014)을 출간했다. 한국의 중공업 현장을 담아낸 〈Industry Korea〉 연작으로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2005년도부터 한국의 산업사회를 담아낸 사진 연작으로 〈문명, 우리가 사는 방법〉(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2018),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광복 70주년 기념전〉(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5), 〈우주 생활〉(일민미술관, 2014)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3년도부터 프랑스 극단 오스모시스의 퍼포먼스 〈철의 대성당〉에 참여하여 프랑스, 독일, 룩셈부르크에서 공연했다. 현재 고은사진미술관의 연례기획인 〈부산 참견錄〉을 작업 중이다.

 

이영준  

기계비평가 & 항해자. 《초조한 도시》(안그라픽스, 2010), 《페가서스 10000마일》(워크룸프레스, 2012), 《눈 먼 글쓰기》(AC Publishing, 2014), 《우주감각》(워크룸프레스, 2016), 《시민을 위한 테크놀로지 가이드》(반비, 2017; 공저)를 썼다. 학술공연 〈라면앙상블〉(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 2012)과 〈타이거마스크의 기원에 대한 학술보고서〉(Platform-L, 2016)를 기획했다.


 

차례

 

0 머리말 - 글 이영준, 사진 조춘만  

1 푈클링엔 제철소의 흥망성쇠 - 글과 사진 이영준

   용광로 구조와 용어 해설

2 푈클링엔의 과거 - 캡션 이영준, 사진 제공 페터 바케스

   푈클링엔 제철소 타임라인

3 제철 과정 - 글 이영준, 사진 조춘만

4 부분들 - 사진 조춘만

5 자석처럼 제철소에 붙어 버린 시선 - 조춘만의 푈클링엔 제철소 사진 - 글 이영준, 사진 조춘만

6 푈클링엔을 만나다 - 글 조춘만

사진 & 글. 조춘만, 이영준   

자료 협조. Peter Backes페터 바케스

초판 발행. 2018년 12월 7일

발행부수. 500부

사진. 113장

면수. 168쪽

크기. 200(w) x 265(h) x 16(d)mm

제본. 사철 하드커버  

편집. 전가경

디자인. 정재완

교열. 강영규

제작. 문성인쇄

Photography & text by Jo Choonman and Lee Youngjune

Published in December, 2018 
in edition of 500
113 photographs included 
168 pages
200(w) x 265(h) x 16(d) mm 

Edited by Kay Jun 

Book designed by Jeong Jaewan
Printed and bound by 
Munsung Printing

isbn 979-11-89478-01-8 (03600)

40,000 KRW 주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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